[한국정책방송=이지원 기자]
봄(春)
입춘은 봄의 시작 우수에 눈이 녹아 경칩에 두 눈 뜨고 춘분을 맞이하니 청명에 농사준비 끝 곡우 비가 반가워
입춘(立春)
농사를 지으려고 꺼내 든 농가월력 사르르 눈감으면 설레는 마음가짐 농부들 닮은 맘으로 봄바람을 맞으리
간절한 정성 담아 입춘을 맞이하여 화르르 화선지 펴 써보는 입춘대길 올곧은 심지心智 돋우며 새 마음을 펴보리
행복을 발원하는 한 해의 농사 시작 포르르 다짐해도 힘겨운 때가 오면 항심의 근능보졸勤能補拙을 간직하며 보내리
* 근능보졸(勤能補拙): 부지런함은 서투른 것을 보충할 수 있다는 의미.
우수(雨水)
아직도 남아있는 겨울 티 산천초목 캔버스 울안에서 움트는 파란 새싹 봄기운 돋을 무렵에 생각나는 그 얼굴
눈 녹아 단비 되는 말끝에 밖을 보니 정다운 삼후 얘기 말잔치 덜 끝나도 공존한 꽃샘추위에 생각나는 그 얼굴
동장군 시샘해도 건너는 안부인사 마음에 앙증맞은 꽃망울 눈을 뜨면 보고픈 짠한 그리움 생각나는 그 얼굴
* 우수 삼후三候: 초후 수달이 물고기 잡고, 중후 기러기 북쪽 가며, 말후 초목에 싹이 틈.
경칩(驚蟄)
아직도 겨울 티가 머무는 산하인데 철 이른 개구리가 화들짝 뛰어나와 도랑에 고인 물 흘러 봄기운이 감돈다
잣나무 은행과목 눈망울 또렷할 때 황토로 겨울바람 틈새를 미리 점검 잿물 타 흙벽을 발라 빈대퇴치 해본다
한기(寒氣)에 서려 있는 분수(噴水)를 바라보다 서두는 농사 채비 벼루는 농기구들 즐겁게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불러보면 즐겁다
춘분(春分)
밭갈이 한해 농사 시작을 알리지만 아직도 눈 속에서 돋아난 남새들이 숨차서 아우성으로 봄 햇빛을 맞는다
씨앗을 뿌려 덮고 덮어준 비닐 부직 훈풍의 온유함에 다소 곳 싹이 트고 다복을 기원하다가 춘분의식 갖는다
낮과 밤 비슷하듯 춘분의 이 한때에 시(詩) 쓰고 산천초목 자세히 눈 맞추며 어쩌다 상한 나무도 살펴보며 지낸다
* 춘분(春分): 3월 21일은 춘분이기도하지만, 199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에서 제정된 세계시의 날(World Poetry Day)이기도 함.
청명(淸明)
보풀린 겨울옷을 손질해 보관하고 하나 둘 꺼내 걸은 봄옷을 입어보니 농사일 시작도 좋게 훈풍 부는 내 늑골
날 풀린 화창한 때 논두렁 밭두렁을 말끔히 정리하다 두 귀에 들려오는 보드란 물소리 함께 매화꽃은 만발해
닭소리 온 골짜기 깨우는 농장에서 땅 파고 이랑 짓다 눈 들어 바라보니 선경(仙境)의 배부른 돌담 춘경모습 뚜렷해
곡우(穀雨)
봄날에 전해오는 곡우로 원기 찾아 수풀 속 산길 내며 찾은 낸 단풍나무 반가운 봄비 맞으며 새파랗게 물올라
겨우내 잘 견뎌낸 청 보리 바라보면 해마다 내 고된 일 몸으로 부딪히며 소소한 농사 이야기 웃음꽃을 피운다
머잖아 유채타작 그 이후 이모작 때 농사비(雨) 주룩주룩 해갈로 가뭄극복 숨죽여 풍년들기를 간절하게 기도해
한정찬 전업시인 및 농부(小農), 순천향대학교 소방담당관,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인 한국문인협회원, 국제펜한국본부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시집 <한줄기 바람> 외25권, 시전집 <한정찬 시전집 1, 2> 2권 안전칼럼집 <공유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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