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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한정찬] 24 절기(節氣) 가을(秋) 이야기

이지원 기자 | 기사입력 2023/10/13 [11:01]

[칼럼 - 한정찬] 24 절기(節氣) 가을(秋) 이야기

이지원 기자 | 입력 : 2023/10/13 [11:01]

▲ 한정찬/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한국정책방송    

[한국정책방송=이지원 기자]

 

가을(秋)

 

입추에 가을 시작 처서에 갈바람이

백로에 이슬 맺혀 추분에 짧아진 낮

한로에 참 이슬 한기 상강 서리 내렸다

 

입추(立秋)

 

솔향기 맡은 가슴 여름의 문을 닫고

가까이 다가오는 풀벌레 바라보니

댓돌에 귀뚜라미가 베짱이를 배웅해

 

여름에 극성부린 모기떼 하루살이

아직도 마지막의 처절한 저 몸부림

이제는 여력도 없어 추적추적 사라져

 

지나간 여름 잔해 지우다 가진 생각

평소에 챙긴 건강 그 기력 소진되면

아무런 소용없다는 어록 같은 그 말씀

 

처서(處暑)

 

모기 입 돌아가고 초목은 거칠어져

이때쯤 숨통 트는 꺾어진 날씨 앞에

가볍게 하늘거리는 갈바람이 선선해

 

조상님 산소 위에 웃자란 풀을 깎고

농사일 정성 다한 지난 일 생각하면

더위도 계절 앞에서 무릎 꿇어 어느새

 

마지막 결실의 때 햇볕의 기운처럼

힘들 때 인내하며 살아 온 교훈으로

심신을 올곧게 세워 결실수확 시작해

 

백로(白露)

 

초목에 맺힌 이슬 상쾌한 이른 아침

불청객 태풍 중에 호들갑 떨어 봐도

농부가 흘린 땀방울 닦기에는 역부족

 

이 절기 지나가면 기러기 온다했어

시기를 돌아보며 조상 묘 벌초하고

여무는 오곡백과에 감사하는 예 갖춰

 

간절한 염원 앞에 절실한 화살기도

백로(白露)를 맞이하면 또렷한 날씨처럼

근면한 농부의 일상 참 바쁘게 살았어

 

* 벌초(伐草): 무덤의 풀을 깎아 깨끗이 함을 뜻함.

 

추분(秋分)

 

 

가을의 기로에서 낮과 밤 같은 길이

절기로 풍년기원 신선한 바람처럼

정학유 농가월령가 그 노래가 정겹다

 

지난 날 감사하는 그 마음 다독이면

눈앞의 산천초목 가슴에 와서 닿아

끝없는 농사일 중에 큰 기쁨이 솟는다

 

한 고비 꺾어지는 폭염의 성질머리

아무리 고약해도 제풀에 주저앉아

계절의 여울목아래 숨죽이는 이 한때

 

* 정학유(丁學游) : 조선시대 문인. 정약용의 둘째 아들로 경기도 양주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실학 정신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한로(寒露)

 

 

소슬한 가을바람 선연히 불어온다

해맑은 하늘아래 철새 떼 돌아올 쯤

제비는 강남 갈 채비 날개깃을 다듬어

 

여무는 오곡백과 거두는 준비하다

꽃 무릇 불붙는 그 품새가 너무 고와

풍성한 이 절기에는 마음까지 넉넉해

 

문헌에 본초강목(本草綱目) 자세히 나와 있듯

한로에 추어탕(鰍魚湯)에 양기를 북돋우려

큰 들판 둠벙 펀 일은 자연스런 일이네

 

* 추어탕(鰍魚湯):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 해 미꾸라지(鰍魚)를 푹 끓인 탕.

 

상강(霜降)

 

 

이슬이 내린 뜰에 된 서리 서성거려

가을 꽃 백일홍이 지는 일 연습하고

이 상강 해맑은 날씨 평온으로 다가와

 

하늘의 찬 기운에 초목은 요동하고

온기는 갈 잠자리 날개에 머물러서

누군가 서러운 이별 기별 없이 다가와

 

거두어 담으라는 존재감 풍성함에

갈무리 한창으로 참 바쁜 요즘 풍경

이제는 한해농사도 마무리로 옹 매듭

 

 

 

한정찬

전업시인 및 농부(小農), 순천향대학교 소방담당관,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인

한국문인협회원, 국제펜한국본부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시집 <한줄기 바람> 외25권, 시전집 <한정찬 시전집 1, 2> 2권

안전칼럼집 <공유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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