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방송=이지원 기자] 여름(夏)
입하는 여름 시작 소만에 흙일구고 망종에 씨앗 뿌려 하지에 살펴본다 소서에 더위시작은 대서에서 최종점
입하(立夏)
연두 빛 완연해진 산하의 초록물결 채소 꽃 피고 지고 잡초도 무성하다 그윽한 봄 향기 훈풍 감미롭게 닿는다
바람이 불어오면 들풀은 드러눕고 나무가 흔들리면 제 속살 보여 준다 이 한 때 간절한 기도 믿음으로 해 본다
햇빛이 정갈할 때 농작물 무럭무럭 논밭이 잠이 들 때 달빛은 고요하다 내일은 새 찻잎 따서 흠향하며 보낸다
소만(小滿)
햇볕이 잔뜩 들어 초목을 살찌우니 잡초 속 씀바귀도 입맛을 돋궈준다 아직은 큰 농번기철 눈코 뜰 결 이르다
부엉이 우는 산골 대밭에 돋은 죽순 별미의 찬(饌)요리가 식욕을 돋궈준다 아련한 농경 추억은 오버랩(overlap)이 되었다
산나물 어릴 때에 순한 순 잘라 모아 살짝 쪄 말려 보관 대용할 건식 식재 슬기론 조상지혜가 세세손손(世世孫孫) 전해져
망종(芒種)
눈 들어 바라보니 고개들 겨를 없어 바쁜 일 차례정해 옭매니 여유롭다 시원한 동풍이 부는 바쁜 날의 농사일
논밭에 자란 식물 땅 냄새 맡을 쯤에 바람결 묻어오는 향긋한 들풀향기 해맑은 햇빛이 내려 윤기 나는 이파리
놀라운 아침노을 황홀한 저녁노을 극명한 빛의 잔치 소중한 힘의 원천 이처럼 유효한 성장 그 명암이 분명해
하지(夏至)
일 년 중 낮 길이가 가장 긴 하지에는 왕성한 태양기운 여름의 가장자리 머잖아 풀벌레 울음 흥겹도록 듣겠다
장마와 가뭄 대비 바빠진 유비무환 밭매기 수확하기 비오기 기원한다 감자 캐 감자전 부쳐 특별음식 먹겠네
더위 속 보리환갑 전해진 속담 앞에 모내기 끝났으니 간절한 기다림 비 의례는 아직도 계승 기우제(祈雨祭)가 생각나
소서(小暑)
무더위 습도상승 장마철 전파예고 땅 냄새 맡은 식물 생기로 성장절정 밭 모종 간격을 정리 일기예보 따랐다
풋고추 애호박 따 찜 조림 반찬하고 올여름 수확을 한 쌈 채류 풍성하다 정구지 쪽파 전 부쳐 푸짐하게 먹었다
고소한 콩국수에 매콤한 열무국수 더위를 식히면서 온종일 여유만만 이때는 솔숲향기가 가슴까지 퍼졌다
대서(大暑)
모기와 하루살이 극성인 초저녁에 마당귀 모깃불에 더위는 한창인데 어느새 비행한 모기 불빛아래 떨어져
하늘에 돋은 별이 유난히 초롱인다 이 더위 안에 갇혀 선풍기 바라보니 아직도 동트기 이른 열대야의 여름밤
간밤에 잠 설치다 뒤척인 그 여운이 아직도 온 전신에 남아서 힘 빠지고 한참을 배회하다 온 내 영혼이 지친다
한정찬 전업시인 및 농부(小農), 순천향대학교 소방담당관,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인 한국문인협회원, 국제펜한국본부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시집 <한줄기 바람> 외25권, 시전집 <한정찬 시전집 1, 2> 2권 안전칼럼집 <공유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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