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방송=한희덕 기자] 대한민국 국회(국회의장 김진표)는 4월 25일 오전 9시 30분부터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저출산 대응 정책: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주제로 제3회 국가현안 대토론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인구위기가 우리 사회의 존립 근거를 뿌리부터 허문다는 점에서 나라의 존망이 걸린 근원적인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난 18년 동안 추진한 저출산 대응 정책을 가감 없이 평가하는 이번 토론회 자리가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데에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춘숙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축하 인사에서 한국의 저출생 문제가 외신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진정한 대응은 “유리천장 해소·동일노동 동일임금 준수 같은 강력한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축하 인사에서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젊은 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지원하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저출산 대응 정책 방향을 점검하는 가운데 청년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국가에서 키워주기보다는 부모된 내가 스스로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달라”는 등의 청년들의 바람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2부 발제 순서에서 강대훈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장은 ‘저출산 대응 정책으로 우리가 해온 것’ 발제를 통해, ‘선택과 집중’의 취지에서 아동수당, 부모휴가, 일가정 양립 지원 서비스 정비, 법정 근로시간 준수 등 직접적으로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의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고용, 주거, 사교육 정책 등 구조적 대응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개혁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병권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은 ‘저출산 대응 사업으로 우리가 써온 돈’ 발제에서 저출산 예산 중 상당 비중이 주거지원 및 청년지원 사업과도 같은 상대적으로 직접 관련성이 낮은 정책에 쓰였다고 분석하면서 GDP 대비 가족예산 비중을 해외 주요 국가들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삼식 한양대학교 고령사회연구원장 주재로 진행된 토론시간에서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삶의 질 제고’와 같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목표를 구체적인 범위로 한정할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면서 예산 비중을 높이는 것 자체보다 효과적인 정책을 발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현금성 정책을 강조하는 것만큼이나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과 같은 구조적인 접근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은 현재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틀에서 저출산 정책의 경계를 구획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 여성과 남성이 일과 양육을 함께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사회와 국가가 청년에게 보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확고한 방향 설정 하에서 부부의 돌봄 시간 보장, 질 높은 돌봄 서비스 제공, 아동 수당 보편 지급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임아영 경향신문 기자는 청년의 의식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노동시간 단축과 돌봄제공자 차별 금지와 같이 일과 생활 양립의 양대 축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과감하게 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문제는 노동의 문제로서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노동부에서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에서 참석한 신꽃시계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토론회에서 강조된 방향이 정부의 방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3월 28일 저출산고령사회 회의에서 “결혼, 출산, 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라는 새로운 정책 방향을 발표한 이래 5차 계획 준비를 위한 정책 검토 작업을 하반기까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현진 기획재정부 인구경제과장은 토론회 자리에서 나온 제언을 숙제로 생각하고 전달하겠다고 밝히면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역할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육아휴직 소득대체율 상향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사업이나 생산성과 조화를 이루는 유연근로체제 도입, 주거 지원 정책 내실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토론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김영주 국회부의장, 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 외에 박병석, 이원욱, 도종환, 진선미, 김영배, 신현영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국회 소속기관에서는 조의섭 국회예산정책처장,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 박장호 국회입법차장, 홍형선 국회사무차장,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회사무처와 국회미래연구원이 주관하여 개최한 이번 국가현안 대토론회는 국회방송과 국회방송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대토론회 자료집은 국회미래연구원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국회가 국가아젠다를 선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한 국가현안 대토론회에서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국가현안 주제들에 대해 관련한 국회 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와 국회 소속기관 및 해당 분야의 기관들이 함께 연구하고 논의한다. 이번 제3회 국가현안 대토론회 이후에 교육개혁, 첨단산업 등을 주제로 후속 대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