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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진송범] 대규모 기업집단(재벌)의 일감몰아주기의 폐해를 살핀다

노희라 기자 | 기사입력 2023/01/11 [09:25]

[칼럼 - 진송범] 대규모 기업집단(재벌)의 일감몰아주기의 폐해를 살핀다

노희라 기자 | 입력 : 2023/01/11 [09:25]

▲ 진송범/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한국정책방송

[한국정책방송=노희라 기자] 

경향신문(2022.12.9)에 의하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공정위'라 함)가 기업간 부당한 지원행위(내부거래)를 제재하지 않는 안전지대 범위를 현행보다 두 배 이상 늘린다고 한다. 그리고 자금지원 때만 허용된 안전지대 규정을 기업간 자산· 부동산· 인력 등을 지원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하였다는 부당지원행위 심사지침 개정안의 내용이다. 또한 상속세법 개정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과세기준을 낮추는 상속세· 증여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는 대기업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활성화되어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 확산 되면서 재벌의 일감몰아주기(터널링) 등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한 재벌의 부와 경영의 세습(승계작업)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재벌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의 대표적 유형은 재벌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하는 일감몰아주기, 즉 터널링(tunneling)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독점규제법' 이라 함, 정부공식 약칭은 '공정거래법'이다) 제45조 제1항 9호(구법 제23조의 제1항 9호가)에 근거하여 규정하고, 2004년 삼성SDS사건(2001 두 6364 판결)에서 대법원이 "단순히 총수 일가에게 이익이 귀속되는 행위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는 판결이후, 입법의 보완 필요성에서 제23조의 2를 신설하여 제23조의 제1항 제4호(현행법 제47조 이하)에서 대기업집단(재벌) 총수 일가에 의한 사익편취 행위를 막고, 부당한 수단에 의한 경제적 집중이 초래될 여건 및 기반조성 행위는 사전에 규제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독점규제법은 그 동안 31번에 걸처 개정해 왔고, 2020년 독점규제법 전부 개정(2020.12.29)을 하였다. 그 개정 내용 중 사익편취 금지규정 대상 계열사의 총수일가 지분율을 상장· 비상장 구분없이 20%로 일원화 하였지만, 터널링 행위를 통한 편법적인 규제회피와 지분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편법적 회피수단을 악용하여 법적규제를 피해간 것이다. 이는 법의 취지와 규제를 무력화 시키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우리는 법적 한계를 보여주는 입법 미비의 상황을 엿볼 수 있고, 재벌의 경제적 영향력의 단면을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대표적 사례에는 삼성물산의 규제회피, 현대 글로비스의 지분율 낮추는 회피수단이다).

국회의 입법 미비를 보여주는 이 규정과 사례를 통해서 공정위 등 정부기관과 학계 그리고 국회의 심도있는 연구와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입법 과제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주는 경우로 읽혀진다. 그리고 사법부의 법문에 대한 적극적 해석을 통한 판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특히 독점규제법을 포함한 경제법은 공· 사법을 아우르는 종합적 성격을 띤 법이기 때문에 법관의 정의관, 법적· 윤리적 양심에 따른 법관 개인의 재량적 판단에 의한 재판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영미법 체계와 같은 판례 집적의 기준이 없는 우리 사법부의 특성상, 사회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문리적(문법적) 해석도 중요하지만, 목적적·역사적 해석을 포함한 종합적 판단을 통한 해석을 통해 판결하여야 한다. 공정위를 일컬어 '경제의 검찰'이라 하지만 전속관할권만 있지 수사권이 없어 터널링에 의한 부당한 내부거래 사건에서 부당성을 입증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공정위가 재벌의 내밀한 내부거래를 들여다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검찰과 법원에 의해 사건이 해결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경제개발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민간기업 부문은 재벌이 주도하고 있다. 한 사람의 총수(일명 회장)가 여러 업종에 종사하는 계열회사를 거느리면서 각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거대 기업집단(재벌)인 것이다. 소위 '오너'라는 재벌 총수는 자신이나 가족의 주식 소유를 통해 각 계열기업의 이사와 감사의 선임권을 가지며, 개별기업의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의결권을 확보하여 황제경영을 하고 있다. 한국 재벌구조는 정부의 경제개발정책 과정에서 선별지원 정책으로 인하여 기획투자 사업에 뛰어 든 소수의 사업자들만 혜택을 입었고 이런 소수의 기업들이 성장하여 재벌 창업주의 반열에 서게 되면서 세계 경쟁시장에서 성공함으로써 국가경제의 산업발전에 기여하게 되었고 그 대가로 재벌 총수 자리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재벌 창업주들은 정부의 평가를 통해 인정받는 사람들이지만, 재벌 2· 3세대는 경영능력의 검증 없이 부여받은 특권이어서 후진적 지배구조가 될 수 밖에 없었고, 승계 과정에서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일부 극소수의 재벌 총수 일가는 2· 3세대에게 승계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본을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불법· 탈법의 방법을 동원한 부와 경영의 상속(승계)으로 인해 문제점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상속세· 증여세율이 워낙 높아서 계열사간의 일감몰아주기의 편법을 사용하여 부와 권력을 세습하게 된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법이 독점규제법이다. 특히 우리나라 재벌의 영향력은 사회 전분야에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경제력 집중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재벌의 영향력은 정치계, 관계, 법조계, 언론계는 물론 학계 등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우리 사회는 용인하고 있다. 특히 재벌 총수들의 사법적 특혜는 당연시 하는 경향으로까지 흐르고 있다. 이런 크나큰 영향력은 경제적 자본의 힘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본다.

2012년 8월 27일 연합뉴스를 인용해 보면, 2012년 10대 재벌의 매출액이 우리나라 GDP의 76.5%를 차지한다고 하는데, 이는 10년전인 2002년의 GDP의 53.4%에 견주어 보면 23%가 증가했다는 수치이다. 앞으로 더욱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심화되리라고 예측해 본다. 2020년 공정위 보도자료에 의하면, 기업계열사 간 전체 기준으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평균 3.6%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소수액의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전횡적으로 지배하면서 선단식 경영, 황제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일감몰아주기식 편법을 활용한 부당한 내부거래 행위를 통해 부와 경영세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에 있다. 모기업의 지원을 받은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는 일감몰아주기식의 편법을 활용하게 되면, 기업 돈을 빼돌려 부와 경영세습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가 아닌 중소· 중견 기업은 시장진입이 어렵게 되어 위축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경쟁법, 즉 독점규제법을 유명무실한 법으로 전락시킬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집단의 탈법· 편법· 불법의 부와 경영의 세습이 촉발되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은 개인의 사익편취와 부당한 내부거래로 연결되어 시장경쟁 질서는 와해되고 파편화 될 우려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불법과 탈법의 내부거래의 일종인 일감몰아주기식 세습은 근절시켜야 한다. 만약 대기업 집단의 소멸, 즉 파탄(파산)이 일어날 경우에는 국가 전반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그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대우그룹의 파탄(파산)의 사태에서 뼈아픈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재벌의 불법· 탈법의 내부거래가 아닌 법을 철저하게 지키는 준법의 경영과 더불어 합법· 정직의 기업윤리, 즉 공정경쟁 기본원리의 회복으로부터 시작하여 국민과 세계인들의 신망과 기대를 받아야 할 때라고 본다.

 

 

 

진송범 /

법학박사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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